주사를 맞은 뒤 다리근육에 장애가 발생한다면?-엉덩이주사 처방 후 신경손상이 발생한 사례
어떤 의료시술도 100% 안전한 것은 없다
감기에 걸렸을 때, 혹은 속이 쓰려 병원에 방문했을 때 대부분 맞게 되는 엉덩이 주사. 약물 처방 다음으로 많이 받는 의료 처방 중 하나인데요. 자주 행해지는 의료행위다 보니 엉덩이 주사로 인해 급격한 고통이 수반된다거나, 혹은 다리에 마비가 올 거란 걱정을 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 안심은 금물. 같은 엉덩이에 맞더라도 주사를 놓는 위치에 따라, 또 약물에 따라 위험이 수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엉덩이에 근육 주사를 맞은 뒤 신경 손상으로 인해 다리 근육에 장애가 발생한 사례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믿고 있던 엉덩이 주사에 발등 찍히다
좌측 고환과 요도에 오랜 통증을 겪었던 원고. 지속적인 치료와 진통제 복용에도 통증이 지속되자 2014년 6월부터 12월 초까지 지속적으로 중추신경 진통소염제인 유니페낙과 항생제를 근육주사로 투여 받았습니다.
그리고 12월 27일, 평소와 같이 엉덩이에 근육주사를 통해 유니페낙을 맞은 원고는 이전과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습니다. 주사를 맞은 우측 다리에 즉각적인 저림과 감각 마비, 운동 기능 소실이 느껴졌고, 바로 의사에게 이 문제를 호소하여 해당 의원의 입원실에 1시간 30분 가량 머물면서 의사 및 직원들이 다리 마사지, 체위 등의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귀가조치 시킨 무책임한 병원
다행히 감각은 회복되었지만 저림과 운동기능 소실은 여전한 상태. 타인의 부축이 없이는 제대로 걷기가 불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원에서는
“유니페낙이 신경에 닿게 된 것 같은데, 유니페낙은 성분이 끈적거리기 때문에 신경에 닿게 된 약물이 풀어지는 데 시일이 소요된다.”
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며 귀가 조치를 권유했습니다.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의료진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고, 주말 사이 더욱 악화된 통증으로 인해 재차 방문하였지만 동일한 말만 반복할 뿐이었죠. 결국 원고가 ‘다리 전체의 통증과 마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움직이지도 못하겠다’고 눈물로 호소하자, 그제서야 ‘원한다면 신경외과에 방문해보라’며 신경외과 의원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의사는 이미 ‘신경손상’을 예견하고 있었다
엉덩이에 근육주사를 투여할 때에는, 좌골신경과 혈관이 인접하기 때문에 신경조직이 없는 둔부 상단의 안전한 부위를 찾아 주사해야 하는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담당의는 이미 주사를 제대로 놓지 않아 신경이 손상되었음을 예견하고 있다는 단서가 여러 번 등장합니다. ‘유니페낙이 신경에 닿게 된 것 같다’거나, ‘신경외과에 가보라’라는 말로써 충분히 입증되죠. 쉽게 말해 원고가 주사를 맞은 직후 통증을 호소하였을 때 바로 의사는 신경손상을 예측하였으나, 적극적인 대처 대신 간단한 응급처치 후 귀가 조치를 시킴으로써 상황을 회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각적인 대처가 미흡했던 주의의무 위반
신경손상은 발생 그 즉시 치료를 하면 신경의 후유증이나 회복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므로 담당의는 신경의 손상 및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상위 의료기관으로 보낼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하여 원고의 신경손상 악화를 초래한 ‘주의의무 위반’이 적용됩니다. 결국 원고는 미흡한 초기 대처로 인해 좌골 신경 마비에 이르렀으며, 간호사에게 유니페낙 주사를 놓도록 지시한 담당의와 해당 의원의 대표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담당의의 잘못을 인정한 법원
원고측은 해당 사건 이후부터의 치료비 3,442,060원 + 호프만 방식에 따라 산출된 향후 치료비 22,081,360원 + 정신적 손해액 10,000,000원 + 재직 중이었던 회사의 월급 기준 만 65세까지 예상 수입 38,484,086원 = 총 74,007,506원에 대해 담당의사와 병원 대표 2인 총 3인이 각각 25,000,000원씩 지급할 것을 청구, 법원에서는 담당의가 30,000,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판결 내렸습니다. 안일함으로 일관했던 의사의 무책임함이 결국 자신에게 비수로 돌아온 것이죠.
해당 사례는 의료소송전문 법률사무소 이원의 정이원 변호사가 담당한 의료소송사건을 읽기 쉽게 풀이한 내용입니다. 위 사례는 법률사무소의 전문적 도움을 통해 병원의 무책임함을 입증한 판례이나, 의료 소송의 경우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홀로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이원은 의료소송전문 법률사무소로, 의료 중 사고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소송을 전문으로 진행합니다.